“예를 들면, 어떤 사회적 주제?”
“음, 조직 범죄, 폭력이라든가 그리고 마약 같은 문제들 그리고……”
그러자 운전대를 잡고 가던 그가 갑자기 끙 하는 신음 소리를 냈다.
다음 순간, 그는 주머니에서 성냥갑을 꺼냈다. 담배를 피우려나 생각하고 쳐다보다 고개를 돌리려는데, 그가 성냥갑을 열고 이상한 초록 풀을 보여주었다.
“이건 마리화나입니다. 나는 가끔 기분이 좋아지고 싶을 때 이걸 피웁니다. 내가 원하는 행복을 추구하는 게 나쁩니까? 해본 적 있나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해롭고 위험한지 아직 구체적으로는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연예인들이 마약을 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곤 하는데, 그게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마약과 섹스 파티라든가…… 부도덕한 행위들과 일반적으로 연계되기 때문에 금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섹스가 나쁜가요?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최고의 순간이 사랑하는 사람과 육체적 관계를 가질 때라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마리화나를 피우면 그 즐거움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는데 왜 나쁘다고 합니까?”
“인간이 쾌락을 위해서 모든 것을 해도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때로 자신의 행복 추구가 타인에게 위협이 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행복을 추구할 자유의 범위 내에 있지 않다고 봅니다. 마약은 인간의 신경을 이완시켜 절제력과 통제력을 약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자신조차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 때문에 금지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봅니다.”
“젊은 아가씨가 똑똑하군요.”
그는 미소를 지으며 운전을 계속했다. 갑작스러운 폭설로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잠깐이면 되어요. 잠시 들릴 곳이 있어요. 조금 돌아갈 테니 이해해 줘요.”
그는 리쥐스키 자유시장에 들러 무엇인가를 샀다. 그는 얼마 후 돌아왔지만, 라라는 이미 초조해지고 있었다. 그곳의 정확한 위치와 오스탄키노와의 거리를 잘 몰라 답답했다.
‘늦으면 어쩌나. 만약 늦게 되면 리스티예프가 계속 기다리지는 않을 텐데.’
불안이 엄습했다.
‘인터뷰에 선선히 승낙해 준 저명 인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초면에 늦는 것은!’
초조감은 시간에 따라 상승 작용을 일으키고 있었다. 10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직 오스탄키노로 보이는 건물은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눈 오는 길은 계속 막혔다. 결국 15분 가까이 지나서야 오스탄키노 텔레비전 센터에 겨우 도착했다.
“늦어서 곤란하네요. 그는 이미 다른 일정이 있어서 출발했어요. 그는 그렇게 한가한 분이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비서의 친절하면서도 사무적인 싸늘한 어투가 전화기 저쪽 편에서 들려왔다.
낭패감에 라라는 어쩔 줄 몰랐다. 중요한 일을 망쳐버린 자신의 경솔함에 대한 자책감으로 안타까움만 더했다.
“다시 한번 기회를 주세요.”
라라가 사정했지만 비서는 단호히 어렵다고 말했다.
‘차라리 내려서 다른 택시를 잡아야 했어.’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여보세요, 나 때문에 젊은 한국 여학생이 오늘 약속에 늦어버렸습니다. 어떻게 다시 인터뷰 시간을 내주실 수 없겠습니까. 부탁합니다. 중요한 일이라 실망이 큰 거 같아서 너무 미안해서요. 아, 나는 C은행 부은행장입니다.”
비서가 뭐라고 대답한 모양이었다. 그는 알았다, 고맙다,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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