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가 수백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주고받으며 본격적인 보복관세 분쟁에 돌입했다. 철강·알루미늄부터 자동차와 부품까지 양국 산업의 공급망이 긴밀하게 얽혀 있어 관세가 상대국뿐 아니라 자국 기업의 원가와 생산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1일 CNBC·BBC 등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2일부터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상품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도 오는 9월 8일부터 약 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700여개에 15~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양국의 산업 공급망은 수십 년간 하나의 생산체계처럼 통합돼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는 철강·알루미늄과 각종 부품이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여러 차례 넘나든다. 관세가 생산 단계마다 누적되면서 양국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공급망 컨설팅업체 아르곤앤컴퍼니의 댄 러트너 매니징 파트너는 “국경은 지도상의 선이 아니라 공급망”이라며 “금속이 국경을 다시 넘을 때마다 관세가 누적된다”고 지적했다.
철강·알루미늄도 미국이 관세의 비용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품목으로 꼽힌다. 미국 생산업체가 관세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캐나다산 원재료에 의존하는 미국 제조업체는 원가 상승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알루미늄 생산능력이 캐나다산 공급을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워 제조업체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 철강·소재 관련주는 관세 발표 직후 상승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반납했다. 관세가 미국 금속업체에 단기적인 가격 프리미엄을 줄 수 있지만 공급망 전체의 비용 상승까지 고려하면 장기적인 수혜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캐나다 제조업도 이미 타격을 받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 자료상 2025년 1월부터 2026년 1월까지 캐나다에서 약 5만5000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졌다. 자동차·철강 산업이 집중된 온타리오주가 미국 관세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역시 캐나다의 보복관세 영향권에 들어간다. 캐나다의 신규 관세로 오하이오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관세 대상이 되는 오하이오산 수출액은 32억 캐나다달러로 전체 수출의 12%에 달한다.
관세가 장기화하면 기업들의 공급망 재편도 빨라질 전망이다. 다만 공급처 변경이나 생산시설 이전에는 투자와 공급업체 재인증 등에 12~24개월이 필요할 수 있어 단기간에 관세 부담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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