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오름세가 19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지역별·지표별 양극화는 짙어지는 모양새다. 거래량 둔화와 금리 부담, 지방의 미분양 적체가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2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의 ‘부동산시장동향(2026년 3/4분기)’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으나 상승 폭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5년 2월 이후 19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8월 상승 폭의 경우, 전월(0.97%) 대비 축소됐다.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8월 0.11% 오르며 1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전월(0.17%)과 비교해 오름폭은 위축됐다.
가격 상승세와 달리 거래량은 둔화세를 보였다. 7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수도권 약 3만5000호, 지방 2만8000호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
임대차 시장은 전·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했다. 8월 전국 아파트 전세(0.44%)와 월세(0.42%)가 모두 올랐고, 수도권(전세 0.78%, 월세 0.68%)의 상승세가 지방을 웃돌았다. 7월 전·월세 거래량(21만975건)은 전월보다 줄었으나, 월세 비중은 67.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공급 지표에서는 지역 간 차별화가 두드러졌다. 1~7월 누적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14만2328호로 전년 동기 대비 7.9% 줄었지만, 연초에 비해서는 감소 폭이 축소됐다. 지역별로는 지방 광역시 인허가가 31.6% 증가한 반면, 수도권(-3.9%)과 8개 도(-50.3%)는 감소세를 보였다.
분양시장의 수도권 쏠림 현상도 뚜렷했다. 1~8월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 약 15만1000호 가운데 60.6%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미분양 물량 부담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7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217호로 늘어났으며, 특히 수도권 미분양이 1만9459호를 기록하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152호로 연초 고점에 비해서는 줄었으나 여전히 3만 호에 육박했다. 이 중 85%가량은 지방에 편중돼 지역 분균형이 심각했다.
매수 심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는 6월 104.7, 7월 105.7, 8월 105.9로 지속 상승했지만, 8월 지방은 94.7에 그쳐 지역 간 수급 격차가 더 벌어졌다.
주택가격전망 소비자심리지수(CSI) 또한 6월 120p, 7월 127p, 8월 125p를 기록해 분기 내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졌다.
반면 현장 체감 경기는 냉랭했다. 부동산서비스산업 기업경기 현황 조사에서 사업자 체감경기가 기준치(100)를 크게 밑도는 65.5에 그친 게 대표적이다. 7월 부동산업 업황실적 BSI의 경우 74p로 최근 1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8월(72p)과 9월(70p) 전망치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6월 부동산업 창업기업 수(8225개)도 장기 평균 수치에 미치지 못했다.
금융 여건 역시 좋지 않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수요자 금융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7월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4.76%)와 변동형 금리(4.35%), 전세자금대출 금리(4.19%)가 일제히 재상승했다. 6월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만이 0.40%로 아직 안정적인 수준에서 등락 중이다.
김성환 건산연 연구위원은 “3분기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과 매수 심리 회복에도 불구하고 거래량 감소, 인허가 축소 등 지표 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면서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만큼, 지역별 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한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업계 역시 임대차 시장 안정을 우선 과제로 꼽는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매매 관망세로 인한 대기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집중되면서 전·월세 가격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며 “매매 시장의 양극화가 서민층의 주거비 부담 가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임대차 시장 안정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지방 시장과 관련해선 “미분양 누적은 조적 수요 기반 약화에 원인이 있는 만큼, 인위적인 부양책보다는 부실 사업장의 신속한 재편과 실수요자 중심 맞춤형 지원을 통해 시장 스스로의 회복 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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