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해서 사과하겠다던 HL만도 최고경영진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오지 않고 발길을 돌렸다.
HL만도는 21일 오후 4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사옥 H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김승모씨 사망 사고에 대한 사과문과 안전 개선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유가족의 반발이 이어지자 조성현 HL만도 부회장과 김현욱 부사장 등 최고경영진은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회견장에서 대기 중이던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기습적인 기자회견 개최와 미흡한 사전 소통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고 김승모씨의 아버지는 “유족과 사전 합의도 없이 어떻게 사과와 안전 대책을 발표할 수 있느냐”면서 “당일 오후 1시에 기자회견을 기습 공지한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조 부회장과 김 부사장, 홍영일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경영진이 회견장 근처로 접근했으나 유족단체의 항의에 막혔다. 유족단체 측이 오후 4시20분께 “유족을 배제하고 합의 없는 사과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항의하자 경영진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HL만도 관계자는 기자회견 취소 사유에 대해 “유족단체와 대치로 기자회견실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향후 회견 재개 여부 및 추후 일정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예정됐던 기자회견은 7월22일 평택공장에서 발생한 끼임 사망 사고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특별감독 결과 발표와 수사가 확대되는 가운데 마련됐다. 사고 당시 20대 하청업체 노동자였던 고 김승모 씨는 설비 정비 작업 중 기계에 끼이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고용노동부는 금일 오전 HL만도 평택공장 및 협력업체에 대한 특별감독 결과를 발표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 138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적발 사항 중 끼임 방지 관련 안전조치 위반은 26건에 달했다. 유가족측은 “중대재해처벌법에 의한 수사가 다가오자 일단 모면하고자 기만적인 기자회견을 준비한 것이 아니냐”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HL만도가 기자회견에서 발표하려 했던 7대 종합안전개선대책도 공개됐다. HL만도는 외부 전문기관 전수진단 및 노사 합동 점검, 긴급 위험 요소 발견 시 즉시 대응하는 ‘선(先)조치 후(後)보고’ 체계 도입, 본사 안전보건실 신설 및 안전 인력 충원, 협력사 안전 설비 직접 투자 지원 등의 개편안을 준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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