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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빠른 중국 고속철의 명암(明暗)
임영록 필진페이지 + 입력 2012-04-23 13:58:45
중국은 1997년 고속철 산업에 착수한 이래 경이로운 발전을 성취해 냈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2007년 연말에 허시에하오(和諧號, 화해호)를 개통한 데 이어, 정부가 막대한 재정투자를 통해 불과 10여 만에 ‘세계 최장’, ‘세계 최고 속력’을 실현해 내기에 이르렀다. 
 
 ▲ 중국 기술의 총 집약체인 화해호는 350km라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달린다.

이처럼 눈부신 성과를 실현해 낸 중국 고속철산업도 철저히 양적팽창 위주에 따른 ‘선개발 후개선’이라는 중국식 사고를 견지함으로써,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해 대외적 신뢰도가 추락하게 되었다. 

실제로 필자가 중국 현지에 체류하고 있던 작년 2011년 7월 23일, 중국 CCTV는 연일 쩌쟝성 원쪼우(溫州)의 고속철 사고를 보도했다. 사상 최악의 원쪼우 고속철 사고의 여파는 대단했다.
 
 ▲ 중국 동남부 저장성 원저우에서 둥처(動車) 2대가 추돌해 4량의 객차가 15km 높이의 다리에서 추락하여 43명이 사망하고, 210명이 다치는 끔찍한 사고가 지난해 7월 23일 발생했다.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와 정직하지 못한 발표 등으로 인해, 네티즌을 중심으로 한 일반 시민들의 여론 악화는 거의 통제 불능의 상태에 이를 지경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책임자를 문책하고 거액의 보상금을 제시하는 등 무마에 나섰으나, 이미 때늦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에 불과했다.

마침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서 유가족들에게 사과함으로써, 비로소 수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원쪼우 고속철 사고의 반향은 거의 상상을 초월할 만큼 대단했다.

 ▲ 중국은 원쪼우 고속철 사고를 통해 ‘Made in China’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또 다른 교훈을 얻었다. 
그런 만큼 동 사고는 2011년 한 해 동안 중국 포털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뉴스로 선정되었다.
 
보도 과정에서도 정부의 통제에 따라 정규 방송이 지체되는 가운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가 공중파보다 40분이나 빠르게 중국 전역으로 소식을 전해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네티즌들은 사고 원인이 ‘낙뢰(落雷)에 따른 신호등과 열차관제 시스템의 작동 오류’라는 정부의 발표에 대해 ‘우리 중국인들은 지금 벼락 속에 달리는 고속열차를 타고 있다’고 냉소적으로 비웃었다. 

또한 ‘목숨을 잃기 싫거든 고속열차를 타지 마라’, ‘중국이여 질주를 멈춰라’, ‘정부의 공신력이 바닥났다. 개혁만이 살 길이다’ 등의 네티즌 의견이 분분했다.

심지어는 비성물요(非誠勿擾) 등으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유명한 배우이자,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꺼요우(葛優)가 정면으로 정부 대책을 비난했다.

이에 놀란 정부 당국은 인터넷 검열을 강화하는 등 단속에 나섰으나, 이미 중국 국민들의 높은 정치의식이나 SNS 보급에 따른 여론 확산 등을 통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은 km당 평균 제조원가가 독일, 프랑스, 일본 등 고속철 기술선진국의 1/3에 불과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진출(走出去) 전략을 추진해 왔다.

사고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러시아는 물론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의 중남미 국가를 비롯한 폴란드, 불가리아 등의 국가들과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었다.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대한 고속철 사업 수주가 유력시되었으나, 이번 사고로 인해 노출된 기술력은 물론, 운영 및 관리 노하우 부족이 해외진출의 장애로 작용하게 되었다.

중국은 원쪼우 고속철 사고를 통해, G2에 걸맞은 세계적인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Made in China’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값비싼 교훈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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