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영록 작가(자유기고가)
정부는 지난 4월 3일 ‘아름다운 우정, 행복한 동행(美好友誼, 幸福同行)’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개막행사인 한중수교 2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외에도 올해 연말까지 정부 또는 민간단체가 주최하는 수많은 행사가 계획되어 있다.
지난 20년을 거치면서 양국은 초기에는 경제통상과 사회문화 분야에서 협력해 오다가, 2008년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킨 이래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우리나라의 제1대 교역 대상국이며, 우리나라는 중국의 입장에서 미국, 일본에 이은 제3대 교역 대상국으로 성장했다. 교역액도 수교 당시 64억달러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35배 이상 증가한 2200억달러에 달할 만큼 양국은 이른바 긴밀한 상생관계로 발전했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현재 중국의 GDP 수준은 2010년 기준으로 우리의 6배에 달하며, 불과 8년 후인 2020년에는 10배 정도의 격차가 벌어진다고 예측된다.
해외직접투자, 교역액, 외환 보유고, 투자, 시장규모 면에서 중국은 이미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상대로 성장했다.
또한 중국 자국통화의 국제화를 여러 방면에서 추진하는 등 향후 국제적인 위상 면에서도 우리가 쫓아가기 버거운 대상으로 변모해 버렸다. 결코 20년 전의 중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로서는 인정하기 싫더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양국 관계는 수교 20주년 슬로건에 나오듯이 마냥 ‘아름다운 우정, 행복한 동행’의 상생관계라는 미담(美談) 수준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 정답은 결코 아니다,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의 연평도 사건, 천안함 사건이나 동북공정 등 일련의 사건에서 양국은 긴장이나 갈등 관계에 빠지기도 했다. 또한 앞으로도 지나친 자국 우월주의에 빠진 중국이 역사, 문화, 경제, 영토 등 여러 분야에서의 도발이 예상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20년 전과는 달리 양국의 경제 규모가 역전되고 중국의 국제 위상이 높아진 사실을 사실 그대로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냉정하게 대처하는 지혜를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국 속담에 ‘강산은 쉽게 변하나 본성은 변하기 쉽지 않다(江山易改, 本性難移)’라는 말이 있듯이 현재 중국이 벌이고 있는 영토분쟁이나 역사왜곡에서 보듯이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이 되는 이른바 중화주의(中華主義)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만큼 우리는 지나친 대중국 의존도에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는 냉철한 판단 아래, 관건(關鍵)인 양국 간의 균형유지를 모색하면서 동시에 향후 발생할 수도 있는 차이나 리스크(China Risk)에 대비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그것이 바로 강대국 사이에 낀 약소국의 운명이라고 한다면, 너무 자조적인 역사인식에 근거한다고 폄하 받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중 수교 20주년의 다채롭고 화려한 행사를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 혼자만은 아닐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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