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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월급 대부분은 북한 정권이 가져간다
황철의 ‘북한 생활기’
황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13-04-20 15:47:27
 ▲ 황철, 2005년 2월 탈북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재학
북한근로자들이 출근하지 않으면서 개성공단이 잠정폐쇄된데 대해 미국의 WSJ(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을 통해 ‘김정은 정권의 연장에 도움을 주는 개성공단을 북한이 차단한 만큼 이 기회를 활용해 개성공단을 영원히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해 찬반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필자도 며칠 전 교수님으로부터 개성공단이 북한주민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남북교류협력의 새로운 장을 마련한다는 개성공단. 오늘은 남한에서 보는 개성공단이 아닌 북한에서 보는 개성공단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북한근로자 5만3000여명이 받는 인건비는 1인당 월평균 약 144달러로 연간 9천만 달러에 달한다. 북한근로자들은 당국으로부터 월급의 45%를 제외한 금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10달러도 안 되는 돈을 받고 있다.
 
북한근로자들이 받아야 하는 월급은 북한당국의 손을 거치면서 사회보장비, 사회문화시책금, 충성자금 등의 명목으로 수탈된다.
 
만성적 외화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주민들을 상대로 ‘충성의 외화벌이 운동’을 벌여 외화를 벌 수 있는 것이면 닥치는 대로 수매했다. 주요 품목들로는 약초, 귀금속, 폐철, 수산물 등이다.
 
각 군마다 외화벌이 사업소를 만들고 이를 통해 수매가 이루어 졌고 수매가격은 판매가의 10% 미만이었지만 주민들은 ‘충성’이라는 단어 때문에 그것도 감사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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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벌이에는 성인들은 물론 학생들까지 동원되었으며 학생들은 철마다 부과되는 약초채취과제를 무조건 수행해야 했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꽃을 피웠다는 이유로 송화분을 채취하는 사람들에게 밑둥이 잘려나갔고 수출 주요해산물인 대게는 시장에 아예 나오지도 못했다.
 
‘충성의 외화벌이’ 외에 ‘당 자금’으로 분류되는 특수 품목들이 있는데 북한당국은 이를 엄격하게 통제했다. ‘당 자금’은 김정일의 공식 비자금이었고 대표적인 것이 송이버섯이었다.
 
 ▲ 2012년 북한의 인력수출 규모 = 중국에 파견된 근로자들이 벌어들이는 돈이 연 4억 달러 에 달한다고 한다. 인력수출은 매 년 무역적자에 허덕이는 북한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외화수입원이 됐고 개성공단도 그 중 하나다. 사진은 조업이 중단 된 개성공단 전경. <사진=뉴시스>

개인 간의 거래를 엄격히 통제하고 위반자들을 엄중 처벌 할 정도로 송이버섯은 김정일의 전유물이었다. 당국의 제한으로 마땅히 사고 팔 데가 없던 송이버섯은 오래 동안 오로지 김정일의 주머니만 불려주는 효자노릇을 해 왔다.
 
하지만 90년대 중, 후반 중국을 통한 밀수업이 성행하면서 송이의 가치를 안 밀수업자들에 의해 암거래가 성행했고 송이꾼들은 수매가격의 10여배를 제시하는 밀수업자들에게 팔기 시작했다.
 
필자도 매 년 8,9월이면 송이버섯으로 꽤 짭짤한 수입을 올렸었다. 송이꾼들에게서 매입한 송이버섯은 중국에 3배의 가격으로 밀수되었고 송이버섯 장사만 잘 돼도 1년을 걱정 없이 살 수 있었다.
 
송이버섯의 암거래가 성행하자 북한당국은 7,8,9월 송이 철이면 집중단속을 실시하는 등 송이버섯의 유출을 막아보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깊은 산속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암거래를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 했다.
 
 ▲ 북한이 자랑하는 대 집단체조 = 수 만 명의 어린 학생들이 2년여의 가혹한 훈련을 거쳐 만들어 지는 이 집단체조는 오직 체제선전과 외화벌이를 위해 공연된다. 독재체제에 득이 되고 외화를 벌 수 있는 것이라면 수백만 명의 죽음도 외면하는 것이 북한당국이다. <사진=필자제공>

설상가상으로 일본의 대북제재로 인해 송이수출마저 막히게 되자 부족한 통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모으기’ 운동까지 벌였다. 북한의 산과 들은 외화벌이에 혈안이 된 당국에 의하여 무참히 파헤쳐 졌고 무자비한 채취로 자원은 점점 고갈되기 시작했다.
 
한계를 느낀 북한당국은 광물 수출과 해외인력송출로 부족한 외화를 충당하기 시작했고 가장 효과적인 것이 인력송출이었다. 특히 해외와 달리 근로자들이 완벽한 통제권 안에 있어 도주 우려가 없고 그들의 인건비로 받는 외화 100%를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다는 개성공단의 가장 큰 장점이 군부대까지 철수 시킬 정도로 호전 광 김정일의 구미를 사로잡았을 것이다.
 
최근 북한이 근로자 해외파견을 증가시키고 있는 것도 그들이 벌어다 주는 막대한 외화가 탐나서이지 근로자들을 잘 먹고 잘살게 하기 위함은 절대 아니다.
 
개성공단에 차출된 5만3000여 명의 근로자들도 당국으로부터 실 급여의 1/100 수준의 급여를 받으며 2중, 3중으로 착취당하고 있다. 또한 그 대가로 그들은 철저히 통제되고 제한된 삶을 강요당하게 된다.
 
 ▲ 개성공단에서 하루 소비하는 초코파이는 약 40만개 정도, 북한 근로자들은 간식으로 지급받는 초코파이를 개당 500원 정도에 시장에 내다 팔고 있고 간식으로 받는 초코파이와 라면을 팔아 버는 수입은 당국에서 받는 월급의 몇 배가 된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이 초코파이마저도 위협으로 느꼈는지 공급중단을 수차례 요청했다고 한다. 사진은 개성공단에서 로만손 시계를 조립하는 북한 여성 근로자들. <사진=뉴시스>

한국 사람들과 같이 일한다는 이유 때문에 직장에서, 마을에서 서로를 감시해야 하고 여행도 제한된다. 그리고 강도 높은 사상교육과 생활총화 등 일반직장인들보다 몇 배는 더 강한 조직생활을 해야 한다.
 
개성공단이 그들에겐 보이지 않는 족쇄가 된 셈이다. 일부 언론에서 개성공단이 폐쇄가 장기화되면 북한근로자들이 생계에 지장을 받게 되어 남측 기업 뿐 아니라 북한당국에도 불만을 표시할 것이라며 10일 마다 지급됐던 북한근로자 월급에 대해 우려하는 기사를 보았다.
 
하지만 개성공단에서 일할 때에도 그들은 늘 생계에 지장을 받았고 개성공단이 중단되면 조금 더 어려워 질 뿐이라는 것이 그들의 현실이다.
 
몇 년 전 한 세미나에서 국제구호 단체 직원이 ‘북한주민들에게 많은 식량 지원을 했다’는 말에 ‘북한주민이라고 하지 말고 김정일에게 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그것이 그 아들(김정은)로 바뀌었을 뿐이다.
 
주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개성공단의 북한근로자 월급이라는 표현은 아주 잘못된 표현이다. 개성공단, 과연 누구를 위한 공단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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