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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송(柏松)-푸르름
가난한 목사의 시(詩)와 인생
스카이 필진페이지 + 입력 2014-02-06 09:26:50
 ▲ 사진=위즈데이타

백송(柏松)
 
봄이 찾아오기엔
아직 이른가 보다
차겁게 부는 바람이 폐부에 박힌다.
 
봄의 전령이 지나갔는데
하이얀 달을 바라보는
소복의 여인으로 홀로 서 있다.
 
같은 땅에 내린 뿌리지만
때를 만난 한 쪽 가지는 꽃 망울을 피우며
푸른 천의 옷을 껴입는다.
 
별이 뜨는 밤
오늘도 누군가를 기다리며 침묵하는
당신이여.
 
어둠은 어둠대로, 밝음은 밝음대로
늘 외로움으로 뒤척이는
푸른 소나무
 
별들이 찾아와 은 구슬을 뿌리며
새 날을 약속하는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深頌(심송) 안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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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르름
 
늘 푸르를 수 있는 것은 무수한 세월의 풍상에도 변하지 않는 불변에 대한 이상, 즉 부지불식 우러르고 싶고 신성함이 차오르는 그런 느낌의 다른 대변이다. 애국가에도 남산의 소나무가 상징적으로 들어 있는 것은 대한민국의 영원성을 상징하기에 5천만 국민에게는 신성하다. 영원성과 그 신성함의 맥락은 종교와 그 모드를 같이한다.
 
 ▲ 시와 시평 ⓒ스카이데일리
시인이 “봄이 찾아오기엔 이른가 보다” 해놓고 “봄의 전령이 지나갔는데”라며 상반된 시구를 마주하게 한 것은 시공간의 넘나듦을 푸르름의 영원성으로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었을 것이다. 그 안에 ‘차가운 바람’도 ‘소복의 여인’도 푸르름의 영원성 속에서 녹아들게 만들었다.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모두 받아들이는 영원성에는 그 한계를 짓고 사는 삶의 한계를 포용하는 넓은 그릇이 깃들어 있다.
 
어둠과 밝음을 다 삼킬 수 있는 소나무는 모든 것을 포용하는 사랑이다. “어둠은 어둠대로, 밝음은 밝음대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되 “늘 외로움으로 뒤척이는 푸른 소나무”라고 했다. 포용은 이렇듯 외로움과 동반자다. 포용은 정작 자신이 의탁할 공간을 줄이고 또 줄이는 것이기에 극단의 외로움조차 느낄 수 없는 무의 극한에 가까워 아이러니컬하다. 가장 작은 것(무)이 모든 것을 무한 포용한다고. 모든 만물을 포용하는 드넓은 우주가 ‘미지의 소립자이자 무’에서 탄생했음을 본다면 역설은 아니다.
 
푸르름의 속성 그 강인함이 또한 포용이다. 강해야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하는 것이 강인하다는 것을, 그리고 가장 강한 사랑은 포용임을 소나무의 푸르름이 웅변한다. 무가 또한 강해 푸르름과 동화된다. 푸를청(靑)이 내재된 청백리(淸白吏)는 없음을 또한 내재하기에 강인함의 표상 아닌가. 무욕을 실천할 수 있다면 우주의 지혜와 힘을 갖게 된다. 별들이 은구슬을 뿌리며 “새 날을 약속하는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고 한 것은 헛된 욕망의 구덩이에서 맥없이 주저앉아 있으면 안 된다는 시인의 메시지다.
                                                                      
                                                                       <스카이데일리 문화팀=안호원 시와 시평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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