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과 전월세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서울 주택시장에서 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영끌’ 매수세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지역 집합건물 생애최초 주택 매수 비중이 54%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자기 자금이 부족한 30대가 과도한 대출에 의존해 주택을 사들이면서 과거 주택시장 과열 양상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서울의 집합건물(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 생애최초 매수자 등기 건수는 총 934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8006건보다 16.7% 증가한 수치로, 주택시장 과열기였던 2020년 8월(1만2318건)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특히 전체 집합건물 매매(등기) 건수 1만7371건 중 생애 첫 구입자 비중은 53.8%에 달해, 관련 자료를 공개한 2010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기록이다.
올해 1∼8월 서울 전체 집합건물 거래 12만485건 중 생애최초 매수 비중 역시 47.7%(5만7416건)를 기록해 작년 동기(37.9%)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30대 중심의 매수세는 강화된 대출 규제 속에서 정책대출을 활용할 수 있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매수가 활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15대책 이후 서울 전체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돼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로 대출이나 전세를 낀 매수가 어려워졌다. 그러나 생애최초 구입자는 디딤돌 대출 등으로 규제지역에서도 LTV를 최대 80%(신혼부부·신생아 출산 가구 7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30대 집합건물 매수 건수는 4855건으로 전체 생애최초 거래의 52%를 차지했다. 이는 두 번째로 많은 40대(2419건)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금조달계획서에 따르면, 올해 2월10일부터 7월 말까지 전 연령대를 통틀어 30대의 주택 매수금액이 약 39조5984억 원으로, 전체(약 106조9712억 원)의 37%를 차지하며 가장 높았다.
직장 초년생에 가까운 30대는 자기 자금이 부족하고 부동산 처분대금 비중(18.7%)도 40대(37.8%)나 50대(43.1%)보다 낮아 대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 기간 30대가 금융기관 대출로 조달한 자금은 15조8724억 원으로 30대 주택 매수금액의 40.1%에 달했다. 이는 전체 대출 총액 28조3512억 원의 약 56%를 차지하는 수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월세 가격 상승과 집값 불안심리가 30대의 내 집 마련을 부추기는 격"이라며 "다만 향후 집값이 하락하면 자칫 청년층이 '빚투'로 상투를 잡는 격이 될 수 있는 만큼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공급대책이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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