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토허) 신청 건수가 4월 고점을 찍은 뒤 4개월 연속 급감하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가 거래 물꼬를 터주기 위해 실거주 의무 유예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8월 신청 건수는 3000여 건에 그치며 고점 대비 3분의1 토막이 났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세제 개편안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매수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양새다.
14일 서울시의 ‘2026년 8월 토지거래허가 신청 현황 및 가격 변동’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규 신청 건수는 총 3012건으로 집계됐다. 서울시가 2025년 10월 서울 전역을 토허구역으로 지정한 이후 월간 기준 역대 최저치다.
서울 아파트 토허 신청 건수는 올해 4월 8896건으로 고점을 찍은 뒤 5월(6011건), 6월(5277건), 7월(4618건), 8월(3012건)까지 4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8월 신청 건수는 지난 4월 최고치 대비 66.1% 급감한 수준이며, 전월(4618건)과 비교해도 34.8% 줄었다. 일평균 신청 건수 또한 7월 209.9건에서 8월 150.6건으로 28.3% 떨어졌다.
정부의 거래 완화책도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돌려세우진 못했다. 다주택자 매물 유도를 위해 5월부터 ‘세 낀 주택’의 실거주 의무 유예를 확대했으나, 8월 유예 신청은 135건으로 전체 3012건의 4.5%에 불과했다. 건수 면에서도 전월(207건) 대비 34.8% 감소해 비중 변화는 없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세 낀 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 거래 활성화를 도모했지만 실제 거래 증가로 이어지는 정책 효과는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거래 절벽의 배경으로는 겹겹이 쌓인 악재가 꼽힌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7~8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압박이 극에 달한 데다,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8·3 세제개편안의 국회 통과가 미뤄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관망세로 돌아선 매수자들로 인해 거래 위축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거래 절벽의 여파는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으로 확산됐다. 우선 한강벨트(628건)와 서남권(561건)이 각각 전월 대비 38.6% 떨어져 가파른 하락세를 주도했다. 강남3구·용산구(-34.6%)와 강북권 10개구(-31.4%) 역시 일제히 수축했다.
상대적으로 하락 방어에 성공한 강북권은 거래 비중을 끌어올렸다. 강북권 10개구의 비중이 전월 대비 2.4%p 올라 48.8%를 기록, 서울 전체 거래의 절반 수준에 다다랐다. 이어 한강벨트 7개구(20.8%), 서남권 4개구(18.6%), 강남3구·용산구(11.7%) 순이었다.
서울시는 이러한 강북권 거래 비중 확대에 대해 거래량 절대치 증가가 아닌 타 권역 대비 소폭 하락에 따른 상대적 결과라는 진단이다. 즉, 고가 주택에 비해 가격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실수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강북권 비중 증가는 착시 효과일 뿐 가격 진입장벽이 낮은 지역의 실거주 거래가 견조하게 유지된 영향이라는 것이다.
거래량이 바닥을 치는 와중에도 서울 전체 아파트의 토허 신청가격은 전월 대비 0.17% 오르며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권역별로는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며 흐름이 엇갈렸다.
우선, 시장 상승을 주도하던 강남 3구·용산구와 서남권이 꺾였다. 보유세 등 세금 부담 우려로 고가 아파트 조정 매물이 쏟아진 강남 3구·용산구가 0.34% 하락했다. 최근 급등세를 탔던 서남권 4개구도 가격 피로감을 이기지 못하고 0.99% 떨어지며 최대 하락률을 찍었다.
반면 강북권과 한강벨트는 실수요 매수세에 힘입어 우상향 흐름을 이어갔다. 강북권 10개구가 전월 대비 0.61% 상승한 가운데, 한강벨트 7개구도 0.52% 올랐다. 대기 수요가 탄탄한 인기 지역이나 저평가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권역별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와 고금리로 자금 압박이 극에 달하면서 고가 시장은 가격 조정 단계에 진입했다”며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권역으로 실수요가 몰리는 쏠림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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