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한 축협 조합장이 기능직 직원에게 일반직 전환 대가로 1억 원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농·축협 노조가 농축협 조합장의 자의적 인사권 행사를 막을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국민권익위원회에 '농·축협 불공정 인사에 대한 고충민원 신청서'를 제출했다.
조합장의 과도한 인사 재량과 불투명한 절차가 인사권 남용과 부정 청탁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는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 국민권익위 앞에서 '농·축협 직원 승진 권익 침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농·축협 인사 실태 조사를 요구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에 객관적 인사 기준 마련과 심사 절차 공개를 요구했다.
김덕종 전국협동조합본부장은 "인사와 관련한 조합장들의 금품 수수는 농축협 노동자 사이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행태였다"며 "합리적 운영을 위한 제도적 장치들은 제왕적 조합장들의 횡포 앞에서 사문화된 제도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도성훈 전국협동조합본부 부본부장은 일부 조합장이 구매·대출·공사 등에서 불법 지시를 따르는 직원에게 승진 기회를 주는 인사가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 부본부장은 "승진을 위해 불법 지시를 따르고 조합은 부실화되는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갑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조합장이 노동자에게 했다는 '감사 인사를 해야지, 월요일까지 열 개 들고 와'라는 말을 전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열 개는 곧 1억 원이었다"며 "한 사람의 인생과 밥그릇에 1억 원짜리 가격표가 붙었다"고 밝혔다.
이어 "평가 기준을 정하는 것도, 5배수 후보 중 최종 낙점하는 것도 조합장"이라며 "왜 골랐는지, 점수가 몇 점인지 당사자에게 공개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29일까지 농협 관련 익명제보센터에 총 1022건의 비리 제보가 접수됐다.
유형별로는 불법 업무가 438건으로 가장 많았고 권한 남용 및 갑질 254건, 금품·뇌물 193건, 부당계약 24건 등의 순이었다. 조합장 연임제한, 임원·대의원 경비기준 마련, 채용 공정성 강화 등 제도개선 요구도 113건이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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