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는 22일 국립중앙박물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예술단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열고 공공기관의 민간기업 협약 절차와 문화 인프라 지역 분산 정책을 집중 점검했다.
감사에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장, 류상록 서울예술단 단장 직무대리 등이 출석했으며, 여야 의원들은 공공성·중립성과 정책 실효성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하이브 협약 및 SNS 게시물 삭제 논란이 첫 번째 쟁점으로 부상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박물관이 하이브와 협약을 체결하고 방시혁 의장과 찍은 사진을 공식 SNS에 게재했다가 하루 만에 삭제했다”며 “국가기관이 특정 기업을 홍보하는 듯한 행보는 공공성과 중립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민간기업 홍보에 휘둘린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며 절차적 문제를 재차 강조했다.
유홍준 관장은 “BTS를 통해 박물관이 세계적으로 알려질 기회라고 판단해 협약을 추진했다”며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내부 절차를 점검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사진은 협약 직후 촬영됐으며 논란을 인지한 뒤 삭제한 것”이라고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올해 관람객이 500만 명을 넘었고 외국인 방문객도 20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협약 배경과 성과를 설명했으나 야당 측은 “성과보다 공공기관의 원칙과 절차적 정당성이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두 번째 쟁점은 서울예술단 광주 이전 문제를 비롯한 지역 문화 인프라 분산이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립예술단체의 공연이 수도권에 80~90% 집중돼 있다”며 “지역 주민이 차별받지 않도록 이전 논의가 필요하다”고 질의했다.
이에 류상록 단장 직무대리는 “본거지가 서울인 것은 현실이며, 이전 여부는 창작 환경과 조직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충분한 논의와 종합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국민 의사에 따라 추진된다면 수용하겠지만 절차와 시기는 신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여당은 지역 문화 거점 확대와 수도권 집중 해소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야당은 공공기관의 민간 협약 절차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병국 위원장은 “국립예술단체의 지방 이전은 단순한 지리적 이동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예산, 인력, 제작 환경 등 종합적 계획이 뒷받침돼야 실효성이 담보된다”고 말했다.
문화 인프라 재편 논의는 정부가 추진 중인 K-컬처 국가전략과도 직결된다. 민간 협력 확대 과정에서 공공기관의 중립성 훼손 우려가 제기되는 동시에, 수도권 편중 구조 개선에 대한 여당의 요구도 커지고 있다.
감사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공공기관의 민간 협력 방식과 문화 인프라 분산 문제를 여야가 정면으로 다룬 자리였다”며 “향후 제도 보완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심의를 앞두고 △민간 협력 가이드라인 강화 △지역 거점 문화시설 확충 △수도권 집중 완화 전략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협약 절차의 투명성과 지역 균형 발전 방안이 정책 설계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후속 논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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