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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게이머들에게 엔씨소프트라는 이름은 보이기만 해도 도망가는 ‘망태 할아버지’였다. 무관심보다는 악플이 낫다고는 하지만 요즘 엔씨소프트 게임은 이를 넘어서 절대 하고 싶지 않지만 조롱은 하고 싶은 사람들만 몰려드는 최악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엔씨소프트가 출시한 수집형 RPG ‘호연’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당연히 분탕(일부러 문제되는 발언을 해서 관심을 끈다는 의미의 인터넷 용어)치러 왔지 그럼 이런 게임을 하기라도 하라는 소리임?’이라는 게시글이 수천 개의 추천을 받은 것이 현재 엔씨소프트의 이미지를 말해 준다.
그렇게 여러 개의 게임이 흥행하지 못한 엔씨소프트의 이번 신작은 아이온2다. 다른 게임이라면 벌써 온 세상이 이 게임이 망한다고 외치고 있겠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아이온이라는 이름이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출시된 ‘아이온:영원의 탑’은 국민 게임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흥행했고 40개가 넘는 서버를 운영했다. 엔씨소프트라는 이름에는 치를 떨면서도 아이온에는 추억을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에 진지하게 하려는 사람도 생기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이 100만 원에서 한때 10만 원으로 떨어졌던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모처럼 상승했다. 정말 오랜만에 사람들이 엔씨소프트를 기대하고 있다.
아이온 2는 엔씨소프트의 사업 모델(BM) 변화를 진지하게 어필할 기회이기도 하다. 아이온2는 리니지식 확률형 아이템 BM에서 벗어나 정액제 위주의 BM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리니지식 BM에서 정액제 위주 BM으로의 변화는 엔씨소프트가 2023년 출시한 ‘쓰론 앤 리버티(TL)’에서도 이미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엔씨소프트 하면 리니지라는 생각이 강하게 박혀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정액제 위주로 운영하다가 리니지식 과금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분위기가 강했다. 큰 맘 먹고 게임 수익의 근간이 되는 시스템을 뒤엎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아이온 2의 경우 이전에 아이온을 즐겼던 사람들이 와서 게임을 직접 하고 어떤 아이템을 현금으로 살 수 있는지 볼 수 있기 때문에 엔씨소프트의 BM 변화를 직접 체감할 수 있다.
몇 년 동안 고착화된 이미지를 뒤엎을 만큼 지식재산권(IP)의 힘은 강력하다. 아이온은 엔씨소프트가 아직까지 가치를 보존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강력한 IP 중 하나다. 그만큼 아이온 2는 엔씨소프트에게 매우 소중한 기회다.
그러나 IP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아이온만큼이나 강력한 IP였던 ‘블레이드 & 소울’ 역시 블레이드 & 소울 2가 블레이드 & 소울의 탈을 쓴 리니지라는 혹평을 받으면서 결국 엔씨소프트의 악명을 높이는 결과만 낳았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IP였던 ‘트릭스터’ 역시 트릭스터 M의 실패로 어렸을 때의 추억을 엔씨소프트가 더럽혔다는 오명으로 돌아왔고, 엔씨소프트의 기나긴 실패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온2는 여러 방면에서 훌륭한 게임이 돼야 한다. 게임성과 운영과 BM 모두 엔씨소프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한 방에 날려버릴 대형 홈런을 쳐내야 한다.
아무리 욕을 먹는다고 해도 엔씨소프트는 오랫동안 한국 게임업계를 지탱해 온 기업이다. 부디 이번에는 좋은 평가를 받으며 흥행해 부활의 신호탄을 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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