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14º
습도 45%
)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ESG 공시 정책의 방향을 ‘의무화’에서 ‘유인’으로 전환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ESG 공시를 강제 일변도로 접근해선 안 된다”며 “공시 기업에 인센티브와 일정 범위의 면책을 제공하는 ‘세이프 하버(Safe Harbor)’ 제도를 도입, 한국형 ESG 공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이프 하버는 법률·규제 준수 과정에서 사전에 명시한 기준과 절차를 충족하면 책임 추궁이나 제재를 면제·감경하는 장치다.
민 의원은 “지금은 재무정보만으로 투자를 받기 어려운 시대”라며 “글로벌 자본시장은 ‘지속 가능성 정보’를 요구하고 있고, 공시의 질과 예측 가능성이 투자 접근성의 관건이 됐다”고 말했다. 단순 의무화가 기업의 ‘위험회피형 최소 공시’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공시를 ‘잘 하면 보상받는 구조’로 설계해야 자발적·정직한 정보가 축적된다는 논리다.
민 의원은 금융위의 일정 변경도 도마 위에 올렸다. 금융위가 2021년 ‘기업공시제도 종합개선방향’에서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단계적 ESG 공시 의무화를 예고했다가, 2023년 10월 이를 ‘2026년 이후’로 미룬 점을 비판했다. 그는 “정부 답변은 늘 ‘다른 나라보다 먼저 할 필요는 없다’는 식”이라며 “글로벌 일정만 뒤쫓는 태도를 벗어나 최소한의 로드맵이라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 의원은 자신의 제안을 유엔책임투자원칙(UN PRI)에 전달했고, 한국형 세이프 하버 모델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세이프 하버가 도입되면 기업은 과도한 소송·제재 리스크를 우려해 정보를 숨기기보다 명확한 기준과 절차에 맞춰 적극적으로 공시하게 된다”며 “이는 시장의 비교가능성과 투자자의 신뢰 확대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ESG 공시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글로벌 흐름에 맞춰 추진하되 뒤처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