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동안 실업급여를 3차례 이상 받아 간 반복 수급자가 11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에게 지급된 나랏돈만 6000억 원에 육박했다.
한 사업장에서 퇴사와 재입사를 반복하며 실업급여를 타낸 사람도 6만5000명에 달하면서, 실업자의 재취업을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정기 수당’처럼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실업급여를 3차례 이상 받은 반복 수급자는 지난해 11만3000명에 달했다.
반복 수급자는 2022년 10만2000명, 2023년 11만 명, 2024·2025년 11만3000명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도 7월까지 7만7000명이 3차례 이상 실업급여를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이들에게 지급된 실업급여는 총 5997억5400만 원으로, 1인당 평균 530만 원 꼴이었다. 지급액 역시 △2022년 4985억 원 △2023년 5522억 원 △2024년 5803억 원 △2025년 5997억 원 수준으로 매년 늘었다.
특히 5차례 이상 실업급여를 타낸 ‘고도 반복 수급자’도 지난해 1만5000명이나 됐다. 지급액만 610억8600만 원에 달한다. 최근 5년간 1인당 최다 수급 기록은 7회로 집계됐다.
특히 같은 사업장에서 퇴사와 재입사를 되풀이하며 실업급여를 수령한 인원도 △2022년 5만8000명 △2023년 6만6000명 △2024년 6만7000명 △2025년 6만5000명 등 매년 6만 명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역시 7월까지 이미 4만7000명에 이르렀다.
현행법상 실업급여는 이직 전 18개월간 피보험 단위기간이 180일 이상이고 비자발적 이직인 경우 신청하도록 돼 있다. 별도의 수급 횟수 제한이 없어, 재취업 후 요건만 갖추면 반복 수령이 가능한 구조다.
문제는 단순 반복 수급에 그치지 않고 제도를 악용한 부정수급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실업급여 부정수급 적발 건수는 2022년 2만3869건에서 2023년 2만2892건으로 잠시 줄었다가 2024년 2만4418건, 지난해 2만5105건으로 다시 반등하는 추세다.
권고사직 등으로 서류를 위장해 ‘형식적 비자발 퇴사’로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한 인원은 최근 4년간(2022~2025년) 412명으로, 챙긴 금액만 31억 원에 달했다. 실업급여 수령 중 취업 사실을 숨기고 월급을 현금으로 받거나, 거래처 사업주와 짜고 허위 단기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식의 꼼수도 동원됐다.
브로커가 개입한 조직적 부정수급도 확인됐다. 대구의 한 사업주는 브로커 4명을 동원해 유령 근로자를 모은 뒤 5억4000만 원의 실업급여를 편취했다가 덜미를 잡혀 검찰에 송치됐다. 최근 5년간 브로커가 개입했다 적발된 사례는 총 4건, 금액으로는 6억9100만 원 규모다.
부정수급 적발 시 불이익도 무겁다. 실업급여 지급이 즉시 중단되는 것은 물론, 부정수급액의 최대 5배까지 추가 징수된다. 여기에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김소희 의원은 “단순 행정 지도나 모니터링만으로는 11만 명에 달하는 반복 악용을 차단하기 힘들다”며 “정부의 지급 감액 방안과 함께 180일인 가입 요건을 12개월로 상향하는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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