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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해병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2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경북·전남경찰청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당시 경찰이 국방부의 지시나 압력에 따라 사건을 축소·은폐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수사관들을 투입해 채상병 사건 관련 보고서와 내부 결재 문건, 통화기록 등을 확보했다. 대상 기관에는 당시 수사를 지휘한 간부와 수사팀 실무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경찰의 사건 처리 과정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경북경찰청은 2023년 8월2일 해병대 수사단으로부터 임성근 전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명시한 사건 기록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국방부가 ‘이첩 보류’ 방침을 내리자 곧바로 기록을 되돌려줬다. 이후 국방부는 혐의자 명단에서 임 전 사단장 등을 제외한 채 다시 사건을 이첩했고 경찰은 1년간의 형식적인 수사 끝에 임 전 사단장에 대해 ‘혐의 없음’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특검은 이 일련의 과정이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니라 ‘윗선의 외압’과 ‘엉터리 수사’의 결과였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국방부와 경찰 간 보고 라인, 사건 축소 지시 여부, 내부 회의록 등을 확보해 당시 결정 구조를 분석할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경찰이 왜 혐의자를 제외한 사건을 그대로 수용했는지, 누가 결정을 내렸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수사기관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사건을 정치적 고려로 왜곡했다면 철저히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채상병 사건을 둘러싼 ‘은폐와 외압’의 고리가 드러날 경우 국방부뿐 아니라 경찰 책임론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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