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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R&D)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지원제도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지원 격차가 존재하고, 직접환급제도가 없는 곳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과 일본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신기술 선점이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에 기업이 성장할수록 불리한 계단식 차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OECD INNOTAX 포털에 등재된 33개국의 ‘R&D 세제지원제도’를 비교·분석한 결과, 대·중소기업 간 공제율 차등을 두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6개국에 불과했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27개국은 동일한 공제율을 적용하고 있었다.
또한 기업이 당해연도에 받지 못한 공제분을 직접 환급해 주는 제도는 OECD 33개국 중 22개국이 운영하고 있는 반면, 한국과 일본 등 11개국은 환급제도가 없었다. 즉, 차등 지원과 환급 부재라는 ‘이중 불리한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뿐이었다.
우리나라의 공제율 격차는 OECD 내에서 가장 컸다. 국내 조특법상 일반 R&D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2%, 중소기업 25%로 무려 23%p 차이가 났다. 신성장·원천기술과 국가전략기술의 경우에도 10%p, 연구설비 투자에서는 9~10%p의 격차가 있었다.
반면 일본은 R&D 투자 증가율에 따라 공제율을 조정하며, 구간에 따라 대기업이 더 높은 공제율을 적용받기도 한다.
게다가 한국의 대기업 R&D 공제율은 18개 비교국 중 최저 수준으로, 동일한 법인세 세액공제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낮았다. 이탈리아·헝가리(10%), 포르투갈(32.5%) 등과 비교하면 한국의 2%는 사실상 ‘무의미한 수준’이다.
환급제도 운영국 22개국 중 17개국은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기업이 환급 대상이었다. 프랑스는 3년간 이월 후 잔액을 환급해주며, 스페인은 미공제액의 80%까지 환급한다. 한국은 미공제 세액을 10년간 이월할 수 있지만 현금 환급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세액공제를 받아도 실제 세금 납부액이 부족하면 공제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없으며, 이는 R&D 투자 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대한상의는 “기업규모별 계단식 차등을 폐지하고 직접환급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장한 기업일수록 인센티브가 줄어드는 구조를 개선하고, 미수령 공제액을 현금으로 환급해 R&D 투자 불확실성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영국·프랑스·덴마크의 ‘가속상각제도’, 일본의 ‘오픈이노베이션 인센티브’ 등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국가 간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이 혁신 역량을 키워나가도록 R&D 지원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며 “기업 규모가 아니라 성과 중심의 인센티브 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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