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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협상이 바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 측이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액을 분할 납부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장관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김 정책실장과 김 장관은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정책실장은 19일 미국에서 귀국한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출국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을 만날 계획이다.
김 정책실장은 “많은 쟁점에 대해 양극의 이견이 많이 좁혀졌으나 아직 한 두 가지 팽팽하게 대립하는 분야가 있다”며 “이와 관련해 국익에 맞는 타결안을 만들고자 출국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미국이 원하는 안이 아니라 국익에 최선이 되는 협상안을 만들기 위한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한·미 관세 협상은 전체 현안에 대해 양국이 동의해야 체결되며 부분 합의만으로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7월31일 양국 간 타결한 안을 실행할 수 있는 업무협약(MOU) 전체에 대해 양국이 합의해야 성과물로 마무리 된다”고 말했다.
10월31일부터 11월1일까지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열리는 APEC을 앞두고 있는 만큼 31일 이전에 협상이 체결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실장은 “이번 통상 분야에서 양국 간 이익이 합치되는 방향으로 협상이 마무리된다면 그런 결과도 예상할 수 있다”며 “협상이라는 것은 상대방도 있고 시시때때로 상황이 변하는 만큼 예단해서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한·미 관세 협상의 최대 쟁점인 3500억 달러 대미 투자펀드가 분할 투자 형식으로 합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선불 투자할 것을 요구해 왔다. 현실적으로 3500억 달러를 한번에 납부하기 힘든 상황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를 제시했으나 미국 정부가 거부했다.
이에 한국 정부가 통화 스와프 없이 3500억 달러를 당장 마련하기 어렵다는 것을 어필하며 분할 투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화와 달러가 합쳐진 형태의 투자금을 조성하고 한국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여러 해에 거쳐 단계적·점진적으로 납부하는 방안이다.
또한 기존 한국 정부의 입장이었던 대출과 보증을 포함하는 방식 등에 대해서도 한·미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관세 협상의 최대 쟁점인 대미 투자액 납부 방식이 해결된다면 한·미 관세 협상이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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