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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재개했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탄도미사일 도발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오전 “북한이 동쪽 방향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오전 8시10분쯤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 발이 포착됐다. 군은 추가 발사 가능성에 대비해 감시·경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일본과 관련 정보를 긴밀히 공유 중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5월8일 이후 167일 만으로, 올해 들어 다섯 번째다. 당시에도 원산 일대에서 여러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섞어 발사한 바 있다. 이로써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직접적인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사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시점에 단행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쇄 방한이 예정돼 있어, 북한이 미·중 정상의 한국 방문에 맞춰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으로부터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무력시위를 감행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교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30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해 한미정상회담과 국빈 만찬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 주석 역시 30일 경주를 방문해 한중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양국 정상이 한국에서 ‘세기의 담판’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이 이를 겨냥한 전략적 도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은 이유다.
실제 북한은 최근 무기 과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이달 초 ‘국방발전-2025’ 무장장비전시회에서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개량형 ‘화성-11마’를 공개했다. 기존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극초음속 활공체(HGV) 탄두를 장착한 형태로, 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할 수 있는 정밀 타격 능력을 강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을 처음 선보였다. ‘화성-20형’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ICBM으로, 조만간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보다 앞서 중국 전승절 기념 열병식 참석 전 ICBM 엔진 연구소를 찾아 대출력 엔진과 탄소섬유 복합재료 생산 공정을 시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도발을 단순한 무력시위 이상의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최근 공개한 미사일들은 한반도 전구와 일본, 괌의 미군 기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대미 억제력의 핵심 무기체계”라며 “이번 발사 역시 APEC을 앞둔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위한 의도된 행동”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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