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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실전 배치를 앞둔 장영실함이 22일 진수식을 가졌다. 한국 해군이 기술 자주권을 확보한 ‘스마트 해양강군’으로 도약하는 상징이자 K-방산이 세계 시장으로 확장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사업장에선 우리 해군의 차세대 디젤잠수함 ‘장영실함(SS-087)’이 위용을 드러냈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이 공동 주관한 진수식에는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해 군 주요 직위자, 방산업계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주빈의 부인 박미영 여사가 진수줄을 절단하며 생명을 불어넣는 ‘탯줄 절단’ 의식이 진행됐다.
장영실함은 장보고-Ⅲ Batch-Ⅱ 1번함으로, 2019년 건조계약을 맺은 이후 6년 만에 진수됐다. 2027년 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국내에서 설계부터 건조까지 독자 기술로 완성된 첫 3600톤급 잠수함으로, 기존 3000t급 도산안창호급(Batch-Ⅰ)보다 전장(83m→89m)이 길고 배수량도 500톤 늘었다.
리튬전지를 대량 탑재해 수중 잠항 시간과 최대속력 항해 시간이 대폭 늘었다. 기존 디젤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병용함으로써 일본 오류급(SS-511)보다 긴 작전일수와 항속거리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밀성을 좌우하는 소음과 진동 저감 기술, 비상시 함정 기동을 돕는 보조추진기 등도 새로 적용됐다.
장영실함의 핵심 변화는 ‘타격력’이다. 수직발사관(VLS) 수가 기존 6기에서 10기로 늘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운용 능력이 대폭 강화됐다. 전투체계와 소나(음파탐지체계) 성능도 개선돼 정보 처리와 표적 탐지 능력이 향상됐다. 육상 표적에 대한 정밀 타격 능력까지 확보하면서, 실질적 ‘전략잠수함(SSB)’에 근접한 전력을 갖춘 셈이다.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은 축사에서 “우리 기술로 건조된 장영실함이 스마트 정예 강군 도약의 신호탄이자 대한민국 해양수호의 핵심 전력으로서 소임을 완수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상우 방위사업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은 “장영실함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잠수함이자 K-방산의 첨단 과학기술 집약체”라며 “이번 진수식은 K-방산의 우수한 기술력을 국내외에 알리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장영실함은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리튬전지를 대량 탑재한 잠수함이지만, 독자적 설계와 한국형 전투체계 적용으로 작전 효율성을 더 높였다. 이 성능은 현재 추진 중인 폴란드의 ‘오르카(Orka)’ 잠수함 사업 수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군은 “장영실함에 국산 장비 탑재를 확대함으로써 안정적 운용뿐 아니라 방산 수출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국내 조선·전자·방산 기술력이 융합된 K-잠수함이 세계 안보 평화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시대 과학혁신을 이끈 인물 장영실의 이름을 딴 이유는 명확하다. 해군은 “선도함의 기술적 상징성과 K-방산 수출 효과를 고려해 조선시대 최고 과학자를 함명으로 제정했다”고 설명했다.
장영실함의 진수로 대한민국 해군은 △209급(1200t) 9척 △214급(1800t) 9척 △도산안창호급(3000t) 3척에 더해 총 22척의 잠수함 전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중국, 일본과 함께 아시아 3대 잠수함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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