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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채무조정과 서민금융 제도를 전반적으로 정비한다. 특히 최근 보이스피싱이 급증해 피해금을 신규 채무비율에서 제외하고 즉시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서민과 취약계층에게 와닿는 채무조정이 되려면 현장의 요구를 경청하고 계속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과 관계기관은 23일 서울 중구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간담회를 열어 현장의 목소리를 신속히 제도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채무조정 확대, 보이스피싱 피해 구제, 미성년 상속채무 경감, 채무조정 의결권 개선, 불법사금융 대응, 정책서민금융 상품·취급기관 정비 등의 논의가 이어졌다.
첫째, 보이스피싱 피해자에 대해서는 채무조정 신청 시 적용하던 ‘최근 6개월 신규대출 비중 30%’ 제한을 제외하는 협약 개정이 추진된다. 보이스피싱 피해금은 채무조정 신청 대상여부를 결정하는 신규 채무비율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이다. 현행 제도는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최근 6개월 내 발생한 채무가 총 채무의 30%이상인 경우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없다.
둘째, 상환능력이 극히 낮은 취약채무자를 대상으로 하는 ‘청산형 채무조정’의 지원 범위를 넓힌다. 현재는 원금 최대 90% 감면 후 3년 이상 성실상환 시 잔여채무 면제가 가능하며, 총 채무원금 1500만 원 이하의 기초생활수급자·중증장애인·고령자(70세 이상)를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다. 당국은 물가 상승과 고령 채무자 증가 등을 고려해 지원 한도와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셋째, 불법 사금융에 대한 구제를 강화한다. 올해 7월 22일 시행된 제도에 따라 연 이자율 60%를 초과하는 대부계약은 원금과 이자 모두 무효이며, 이미 납부한 원리금에 대해서도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법률구조공단 등과 연계한 무료 소송지원과 홍보를 확대해 피해자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넷째, 정책서민금융 상품체계를 수요자 관점에서 단순화한다. 민간 재원 중심의 ‘햇살론 일반보증’과 재정 중심의 ‘햇살론 특례보증’으로 이원화하고, 업권별로 분산된 취급기관을 전 업권으로 확대해 한 곳에서 최적 상품을 안내받도록 한다. 특례보증 신청자 중 일반보증 이용이 가능한 경우에는 일반보증을 우선 안내해 금리·보증료 차이에 따른 불이익을 줄인다.
다섯째, 미성년 상속채무 문제 완화를 위해 미성년 상속자를 청산형 채무조정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청산형 적용이 어려운 경우에도 감면율을 상향한다. 현행 최대 70%에서 최대 90%까지 올리는 성년 이전의 상환 부담을 줄이는 방향이다.
여섯째, 채무조정 의결권 산정기준을 ‘채권 총액’에서 ‘원금’ 기준으로 전환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이자·연체이자·비용을 포함한 총액 기준이 장기연체·고금리 채권 보유자의 의결권을 과도하게 키운다는 지적에 따라, 실제 손실위험에 부합하는 원금 기준으로 조정한다는 취지다.
금융당국은 내규 개정으로 가능한 사항은 연내 시행하고, 법·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은 입법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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