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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첫 합동감사 결과를 23일 발표하며, 참사 당일 이태원 일대에 경찰 경비 인력이 제대로 배치되지 않은 배경에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감사는 유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경찰청·서울시청·용산구청의 대응 전반을 포괄적으로 점검한 결과다.
국무조정실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감사 결과에서 “예견된 대규모 인파 운집에 대비한 경찰의 사전 준비가 명백히 부족했으며,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 경비 공백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참사 당일 경찰은 대통령실 인근 집회 관리를 위해 경비 인력을 집중 배치한 반면, 이태원 일대에는 경비 인력이 단 한 명도 배치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용산경찰서는 2020년과 2021년 매년 수립했던 ‘핼러윈데이 인파관리 경비계획’을 2022년에는 아예 세우지 않았다.
대통령실 이전 이후 용산 일대의 경비 수요가 폭증하면서, 경찰 지휘부가 대통령실 인근 집회 대응을 우선순위로 둔 탓이었다. 실제 2022년 5~10월 용산서 관내 집회·시위는 전년 대비 26배 이상 급증했다.
당시 경찰 지휘부는 이 같은 인력 편중 상황을 알고도 문제를 제기하거나 보완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서울경찰청장은 혼잡경비 누락 보고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용산서장은 “경비는 왜 없지”라고 의문만 표한 채 계획 수립을 지시하지 않았다.
이태원파출소는 참사 발생 전까지 4시간 동안 압사 위험 관련 112 신고 11건을 접수했지만, 실제 출동은 1건뿐이었다. 나머지는 시스템상 ‘출동 후 조치 완료’로 허위 입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산서장은 참사 당일 오후 9시5분 대통령실 인근 집회 종료 후 교통정체로 인해 오후 11시5분에서야 현장에 도착했고, 도착 후에도 참사 현장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파출소에 머물렀다. 서울경찰청장은 오후 11시36분쯤에서야 참사 발생 사실을 인지했으며, 다음 날 오전 1시19분까지 경찰청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의 사후 조치도 부실했다.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진행된 특별감찰은 공식 보고서 없이 종료됐고, 감찰 부서 간 인수인계도 이뤄지지 않아 참사 책임자들이 징계 없이 정년퇴직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의 서울시·용산구청 감사 결과, 지자체의 초동 대응은 사실상 마비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용산구청 상황실 직원 5명 중 2명은 참사 발생 시각에 구청장 지시로 전단지 제거 작업을 수행 중이었고, 남은 직원들은 사고 통보를 받고도 상급자에게만 보고했다. 구청장은 오후 10시59분 현장에 도착했지만 2시간 동안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다음 날 오전 1시가 되어서야 상황판단 회의를 소집했다.
재난대응 컨트롤타워인 재난안전대책본부 설치, 현장 통합지원본부 가동 등도 모두 늦어졌다. 일부 보고서에는 설치되지 않은 상황실이 가동된 것처럼 허위 기록된 정황도 드러났다. 또한 참사 이전부터 이태원 일대 ‘춤 허용 일반음식점’의 소음·진동 관리 점검이 형식적으로만 이뤄진 사실이 확인됐다. 정부는 “현장의 소음이 심해 의사소통이 불가능했으며, 압사로 이어지는 데 간접적인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시와 용산구는 참사 이후 직무상 비위가 확인된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를 미루거나 사실상 방치했다. 용산구는 2023년 5월 직무 비위가 드러난 7명에 대한 행정처분을 요청받았으나 감사일까지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용산구의 징계 요청을 내부 보고만으로 공식 절차 없이 ‘보류’했고 해당 공무원은 징계 없이 정년퇴직했다.
한편, 합동감사 태스크포스(TF)는 경찰청 관계자 51명, 서울시·용산구청 관계자 11명 등 총 62명에 대해 징계 등 책임에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미 퇴직했거나 징계 처분을 받은 인원은 제외된다.
국무조정실은 “이번 감사는 정부가 처음으로 유관 기관의 사전 대비부터 참사 대응, 수습, 징계 등 전체 과정을 직접 조사한 것”이라며 “대규모 인파 운집이 예견됐음에도 대비가 부족했고 대통령실 이전이 경비 공백의 주요 원인이 된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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