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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커피업계가 가격 인상 여부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국제 원두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원가 부담이 커졌지만, 저가 커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섣불리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는 수익과 소비자 반응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눈치 게임’에 돌입했다.
23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커피 원두 수입액은 13억2783만 달러(1조9000억 원)로 전년(9억681만 달러) 동기 대비 46.4% 증가했다. 이미 지난해 전체 수입액(12억4304만 달러·1조7700억 원)을 넘어섰으며, 연말까지는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량이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수입액이 급증한 것은 국제 원두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BOT) 기준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t당 8951.78달러로 전월 대비 10.5%, 연초 대비 24.2% 상승했다. 올해 평균 원두 가격은 t당 8537.97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571.47달러)보다 50% 이상 급등했다. 반면 3분기까지의 수입량은 15만8777t으로 전년(15만4457t) 대비 2.8% 증가에 그쳤다.
업계는 원두값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기후변화와 환율 요인을 꼽는다. 세계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은 장기 가뭄과 이상 고온으로 작황이 크게 줄었고, 베트남·인도네시아 역시 폭우 피해로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여기에 미국이 브라질산 원두에 50%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심화됐다. 한국의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수입단가 부담이 한층 커졌다.
이처럼 원재료비가 급등하자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원두는 커피 한 잔 제조원가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핵심 요소다. 아메리카노 기준 원두값이 50~60% 오르면 전체 제조원가도 수십% 상승한다. 그럼에도 업계는 “한 잔당 100~200원만 올려도 소비자 반발이 크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폴바셋 등 주요 프랜차이즈는 올해 상반기부터 일부 음료 가격을 인상했다.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 등 저가 브랜드도 인건비·임대료·물류비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조정했으며, 인스턴트 커피 제조사 동서식품 역시 6월 제품 가격을 6개월 만에 올렸다. 그러나 ‘가성비 커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대부분 브랜드는 여전히 가격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말이나 내년 초 커피값 인상 릴레이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원두 가격 상승분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데 약 8~11개월이 걸린다고 분석한다. 업계가 3~6개월치 원두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인상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원두값 급등은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단순한 가격 경쟁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만큼 원두 품질 강화나 디저트 결합, 브랜드 경험 확대 등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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