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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리튬이온배터리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한 지 26일이면 한 달이 된다. 그러나 현재 국정자원 시스템 장애 복구율은 63.5%에 불과해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26일 국정자원 대전센터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배터리 위치를 이동하기 위해 작업 중 발생한 폭발 사고로 화재가 발생해 센터 내 전체 709개 시스템이 마비됐다. 화재 초기 진압이 어려워지자, 물리적인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한 국정자원 측이 전원을 차단하며 정부 행정정보 시스템이 셧다운됐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사태 수습에 나섰고, 800명이 넘는 민관 인력을 투입해 복구작업에 박차를 가했지만 시스템 복구율은 22일 기준 아직도 60%대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수습 초기 대전 센터 내 시스템 복원과 일부 시스템을 대구 센터로 이전하는데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달 말이면 복구 완료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중대본부장인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4일 국회 행안부 국정감사에서 정보시스템 복구계획을 묻는 질의에 “1·2등급 시스템 복구는 10월 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완전히 소실된 7-1 전산실에 있던 시스템 복원을 11월20일경까지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서버 분진 제거 등 복구 작업이 지연되고, 복구 계획도 변경돼 복구 시점이 미뤄지게 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대구 센터 이전·구축을 제외한 전체 시스템의 약 97%를 당초 목표보다 한 달가량 늦춰진 11월20일까지 복구하겠다고 하지만, 전체 시스템이 완전 복구되는 시점을 밝히지는 못하고 있어, 다시 지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화재로 멈췄던 709개 시스템 중 450개는 사고 한 달 만에 복구됐다. 행정정보시스템은 국민 안전과 재산,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 등 중요도에 따라 최고 1등급에서 4등급까지 분류되는데 정부는 등급이 높은 시스템부터 복구작업을 해 왔다. 1등급으로 분류된 40개 중 38개(80.0%)가 복구됐으며, 2등급은 68개 중 49개(72.1%)가 정상화됐다. 그 외 3·4등급 시스템은 복구율이 50∼60%대다.
복구 작업이 지연되는 이유는 화재가 불이 난 전산실 외에 인근 전산실과 장비에도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불이 시작된 대전 센터 5층의 7-1 전산실의 경우 모든 장비가 전소됐다. 인근 7·8전산실은 화재로 인한 분진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분진 피해를 본 시스템은 내부 분진 제거해야 재가동이 가능한데, 장비를 해체한 뒤 분진을 떨어내고 재조립해 가동하는 데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화재에 직접 피해를 보지 않은 센터 2∼4층 전산실 시스템도 많은 부분이 5층 각 전산실 시스템과 연계 운영됐던 탓에 시스템 재가동을 위해서는 5층 시스템을 함께 손봐야 하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복구 작업 상황과 별개로 이번 사고로 드러난 ‘재난복구(DR·Disaster Recovery) 시스템’ 부재는 행정망 공백 사태가 오래 지속되는 근본 원인으로 지목됐다. 화재나 지진 등 각종 재난 상황에서 행정망이 먹통이 될 경우, 민간 클라우드 등 다른 곳에 미리 이중화해 구축해둔 시스템이 작동해 서비스가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어야 했으나 정부는 이런 대비가 크게 미흡했다. 정부는 2022년 '카카오 먹통사태' 당시 서버 관리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장애 시 DR시스템을 활용해 3시간 이내 복구를 장담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이중화를 위한 예산이 삭감됐기 때문이라는 뼈아픈 지적도 나와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화재는 국정자원 5층 전산실의 무정전·전원장치(UPS) 리튬이온배터리를 서버와 분리해 지하로 이전하기 위한 배터리 케이블 분리 작업 도중 발생했다. 작업자들은 과거 UPS 서버 설치 작업을 한 적은 있지만, 서버와 배터리를 분리해 이전하는 작업은 아예 해 본 적이 없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보다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현장 수거물 분석 등을 의뢰한 상태다. 결과는 다음 달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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