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난 한 주, 서울 아파트값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다는 발표를 하자, 대출규제 시행 전 막판 매수세가 몰리며 거래가 폭증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셋째 주(10월 2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50% 상승했다. 추석 연휴로 2주간 합산해 발표된 직전 상승률(0.54%)에 육박하는 수치로, 2012년 5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주간 상승폭으로는 최대다.
서울 전체의 상승률은 직전 주(0.54%)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단일 주간 기준으로는 이례적인 상승세였다. 서울 주요 지역의 매매가격이 두 주 누계 상승률과 맞먹는 폭으로 오르며, 정책 발표 직전부터 시장이 과열된 정황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구별로 보면 성동구(1.25%)와 광진구(1.29%)가 1%를 넘는 오름세를 기록하며 상승률 상위를 차지했다. 강동구(1.12%)와 양천구(0.96%), 송파구(0.93%), 마포구(0.92%), 중구(0.93%) 등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광진·성동은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 기준 역대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서울 서남권의 상승세도 거셌다. 강서구(0.31%), 구로구(0.20%), 금천구(0.08%), 영등포구(0.79%), 동작구(0.79%), 관악구(0.24%) 등 다수 지역에서 직전 2주 합산 상승률을 웃돌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책 발표 당일인 15일 하루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가 432건에 달해 올해 일평균 거래량의 2배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도의 상승세는 서울보다 더 가팔랐다. 10월 3주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6% 올라 2주 합산치(0.15%)를 넘었다. 성남시 분당구는 1.78%, 과천시는 1.48% 상승해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수원시 영통구(0.33%), 용인 수지구(0.41%), 하남시(0.63%), 안양시 동안구(0.55%) 등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들의 상승률도 높았다.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규제지역 확대’에 대한 예측이 퍼지며 연휴 기간에도 거래가 이어졌고, 발표 직후인 15일부터 20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 효력이 발생하기 전까지 이른바 ‘5일장’ 동안 수요가 폭발했다고 분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규제 시행 전 막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구입) 수요와 갭투자가 겹치며 단기적인 이상가격이 형성됐다”며 “19일부터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매수세가 빠르게 식고 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언론에 “한강벨트와 분당·과천의 급등세가 10·15 대책의 배경이 됐고, 발표 후에는 남은 5일간의 허가 전 거래 집중이 가격을 끌어올렸다”며 “향후 상승폭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역시 “대책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10월 4주차부터는 상승폭이 둔화하거나 일부 지역은 하락 전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언론에 인터뷰를 했다.
한편, 서울 전세가격 변동률은 0.13%로 소폭 상승했다. 수도권(0.09%)과 지방(0.03%)은 전주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전국 평균은 0.06%였다. 전문가들은 매매가격 급등이 전세시장으로 즉각 전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