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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외교부 장관이 23일 “한미 간 통상 협상에는 정해진 시한이 없으며,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협상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이 말했듯 국익을 우선으로 하고 상업적 합리성에 기초해야 한다”며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조금 더 시간을 갖고 협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투자 구조와 방식, 수익 배분 등 복잡한 사안이라 한쪽을 줄이면 다른 부분이 늘어나는 구조”라며 “결국 한미가 윈윈할 수 있는 좋은 패키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은 29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관세·안보 합의문을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통상 협상이 APEC 전에 타결되지 않으면 안보 분야 합의만 먼저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조 장관은 한미 원자력협력협정 개정과 관련해 “안보 차원이 아닌 산업적 차원에서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력히 요청했고, 미국이 이를 받아들였다”며 “이 사안도 협상을 곧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은 26기의 상업용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정도 원자력을 가진 나라 중 연료를 전량 수입하는 국가는 없다”며 “사용후핵연료는 이미 포화상태에 근접해 있어 재처리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이번 협정 개정은 완전히 상업적·환경적 접근에 기반한 것으로 군사적 목적은 없다”며 “독자 핵무장과 같은 발언은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에 위배되므로 그런 방향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 역시 “아직 본격적으로 협상 개시 시점을 정하거나 준비 단계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조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증액을 요구하지 않았고, 기존 합의를 유지하는 선에서 우리 입장을 지켜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정세가 불안정한 만큼 국방력 강화를 위한 협의는 있었지만, 이는 미국의 요구라기보다 우리의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 공동선언문과 관련해 조 장관은 “자유무역 복원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보호무역과 자국우선주의 기조가 강한 만큼 자유무역 문구가 들어갈지는 쟁점으로 남아 있다”며 “그러나 혼란한 국제 정치경제 질서를 어떻게 관리할지 논의하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APEC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에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잘 준비하고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조 장관은 최근 미국의 주한대사대리 교체 인사를 두고 “북미 대화 포석이라는 해석은 상당히 창의력 있는 분석”이라면서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여운을 남겼다. “2019년 오사카 G20 회의 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전 연락해 판문점 회동이 성사됐다”며 “현재 그런 준비나 통보는 없지만, 언제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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